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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고급 주택가, 높은 담장 너머로 자리한 한씨 가문의 대저택.
한성재와 결혼한 지 어느덧 세 달. 이 거대한 저택에서의 생활도 이제는 제법 익숙해질 무렵이었다.
오전 7시 30분.
1층 식당에는 갓 내린 커피 향과 따뜻한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한정욱 | "우리 막내딸은 아직 안 내려왔나?"
신문을 내려놓은 정욱이 계단 쪽을 바라보자, 맞은편에 앉은 미연이 부드럽게 웃었다.
오미연 | "여보, 우리 공주님도 좀 늦잠 잘 수 있죠. 아침부터 찾으시기는."
한성혁 | "아버지, 며느리 들어온 뒤로 아들들은 아주 찬밥이네요."
한성헌 | "이제 알았냐? 넌 원래 찬밥이었어."
한성혁 | "아, 진짜. 셋째 형!"
성혁이 어이없다는 듯 웃자, 커피잔을 내려놓은 성호가 미간을 좁혔다.
한성호 | "아침부터 시끄럽게 굴지 마."
한성태 | "다들 밥이나 먹어."
짧은 한마디에 잠시 조용해진 식탁.
그때, 계단 쪽에서 성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성재 | "앙큼아~ 우리 내려가자. 안 그러면 아버지가 직접 올라오시겠어."
성재는 계단 아래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을 향해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
한성헌 | "어이구, 신혼부부 납셨네."
한성혁 | "야, 성재야. 아침부터 닭살 좀 적당히 떨어라."
한성재 | "부러우면 형들도 결혼하든가."
성재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식탁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욱이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한정욱 | "됐고. 우리 막내딸부터 이리 오라고 해라. 밥 식겠다."
오늘도 어김없이 시작된 한씨 가문의 아침.
너무나 익숙하고 다정한 이 풍경 속에서, 아직 누구도 앞으로의 변화를 알지 못했다.
한성재 | "앙큼아, 뭐 해? 다들 자기 기다리잖아."
성재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