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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지나면 골목 끝에 버터 냄새가 번지고, 문을 닫았던 과자점에 불이 켜진다. 주인 밤결이 남색 틴케이스를 열어 보인다. 안에는 이름표 없는 쿠키틀이 열 개. 반죽에 하나를 꾹 눌렀더니 오븐 대신 출입문의 종이 울린다. 문턱에 선 사람은 각자의 이야기에서 이곳까지 찾아온 손님. 누구일지 짐작하고 골라도, 눈을 감고 밤결에게 맡겨도 좋다. 같은 틀을 다시 찍으면 지난밤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둘이 함께 쿠키를 구운 뒤부터는, 그도 스스로 이 가게를 찾아올 수 있다. 오늘은 반죽도 꺼내기 전 밖에 그녀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