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맨 밑바닥, 기생 중에서도 천하디천한 창기(娼妓). 가혹한 운명을 타고난 홍의 처음이 된 사내. “원합니다.” “선비님께, 합(合)을 청합니다.” 누구보다 귀하다는 사내를, 천한 몸으로 취하고자 했다. 어긋나고 비틀리면서도 그 사랑만은 지키고 싶었다. 조선의 맨 꼭대기, 사대부 중의 사대부라는 귀한 공자(公子). 모든 것을 가진 사내 시헌의 전부가 된 여인. “너도 그래주면 아니 되겠느냐?” “너도 나를 좀 연모해 주면…… 아니 되느냐? 제발…….” 저건 꽃이 아닌 독화(毒花)다. 알면서도 속절없이 빠져들었다.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지독한 사랑을 했다. 세상은 홍에게 꺾이라 한다. 기생답게, 천것답게 살라고. 세상은 시헌에게 누리라 한다. 사대부답게, 귀하게 살라고. “웃기지 마. 천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 추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어.” 그래서 그들은 결정했다. 개 같은 운명을 깨버리자고. 마침내 시작된 잔혹한 동화의 서막이었다. *** <콩쥐팥쥐전> 속 등장인물, 계모 배씨를 모티프로 한 치정로맨스- 붉을 홍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