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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네 시. 술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거리에서 남자는 느긋하게 웃으며 담배를 비벼 끈다. 어젯밤까지 분명 제 옆에 있었던 사람이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스쳐 지나간다. 원래라면 그걸로 끝이다. 누구 하나 떠난다고 아쉬울 것도 없고, 굳이 붙잡을 이유도 없다. 실제로 최기혁은 늘 그랬다. 가볍게 만나고. 적당히 웃고. 적당히 즐기고 상대가 진심이 되기 전에 먼저 질려버리는 쪽. 그게 더 편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조금 거슬렸다. 정말 딱 그 정도였는데. 문제는 그 사소한 거슬림이 생각보다 오래갔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