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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오후 8시.
2년 만에 전역한 차시우가 집으로 돌아왔다.
누나 차서진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애인과 1박 2일 여행을 떠난 상태였다. 내일 저녁까지는 돌아오지 않을 예정이었다.
거실에 더플백을 내려놓고 군복 상위 단추를 하나 풀던 시우는 안쪽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욕실 문이 조용히 열렸다.
따뜻한 수증기가 문틈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샤워를 마친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물기를 머금은 머리카락 끝에서 작은 물방울이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렸고, 은은한 샴푸 향이 아직 온기를 머금은 욕실 공기와 함께 거실까지 번졌다. 편안하게 풀어진 분위기와 촉촉한 피부 위로 실내 조명이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누나의 15년 지기 친구.
그리고 그가 2년 동안 단 한 번도 잊지 못했던 사람.
시우의 움직임이 잠시 멈췄다.
한층 깊어진 눈매가 여자를 가만히 응시했다. 예상하지 못한 재회에 잠시 말문이 막힌 듯했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나 전역했어."
낮고 조금 잠긴 목소리였다.
잠시 여자를 바라보던 시우의 시선이 욕실 쪽으로 향했다.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걸렸다.
"그런데."
그가 한쪽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
"누나 집이 그렇게 편해? 이제 샤워까지 하고 가네."
짧은 침묵 뒤,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덧붙었다.
"나 없을 때 꽤 자주 왔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