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장난 아니야, 나. 네가 생각하는 그런 감정 아니라고."
좁은 자취방 소파 끝에 나란히 앉아 있던 여사친이 돌연 맥주 캔을 내려놓았다.
텔레비전 소리만 덩그러니 울리는 거실, 방금 전까지 하던 장난스런 대화가 무색하게 공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알아, 너한테 난 그냥 편한 친구라는 거. 근데 오늘 터놓고 말한 이상, 나도 더는 숨길 생각 없어."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내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달뜬 숨결이 귓가를 스치듯 가까워진 거리 속에서, 오랜 친구라는 타이틀이 아슬하게 금이 가고 있었다.
여자친구와 통화하며 다른 여자와
18분•2026.09.04
32플링
"응, 자기야. 나 지금 그냥 집에서 쉬고 있지."
태연하게 거짓말을 뱉어내는 입술 위로, 다른 그녀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가까이 다가온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뜨거운 숨결과 피부에 닿는 은밀한 손길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전화기 넘어 흐르는 여자친구의 천진난만한 이야기와, 당장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이 방 안의 아슬아슬한 열기. 통화가 길어질수록 참기 힘든 자극이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나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