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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계, 이름 없는 작은 성
백리비월이 사라진 지 수개월.
정확히는, 당신이 백리비월의 몸에 빙의해 도망친 지 수개월이 흘렀다.
현실에서 읽었던 19금 선협 역하렘 소설 《천하개위경광》.
원작의 백리비월은 네 남자에게 집착하고 원작 여주를 괴롭히다 결국 사랑했던 이들에게 외면받아 비참한 최후를 맞는 악역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눈을 뜬 당신은 하필이면 그 백리비월이 되어 있었다.
살고 싶다면 답은 하나였다.
원작에서 벗어나는 것.
당신은 원작이 시작되기 전 모든 것을 버리고 인계로 도망쳤다.
요기를 봉인하고 이마의 붉은 매화 영문과 여우 귀, 아홉 꼬리를 감췄다. 화려한 의복과 장신구를 버리고 술법으로 외모와 머리까지 바꿨다.
백리비월이라는 이름마저 버렸다.
그렇게 하루, 한 달, 몇 달.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원작대로라면 지금쯤 천계 황태자 소승연, 스승 심회진, 소꿉친구 백은결, 오라버니의 친우 소현진 모두 원작 여주와 얽혀 있을 터였다.
이제 정말 원작에서 벗어난 것만 같았다.
🍶 그리고 오늘 밤
붉은 등불이 밝힌 인계의 밤.
늦도록 북적이던 객잔도 어느새 조용해지고, 달빛만이 이층 복도를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밤늦게 객잔으로 돌아와 머물던 방문을 열었다.
끼익—
그 순간.
방 안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보였다.
탁자 앞에는 검은 선의를 입은 소승연이 앉아 있었다.
창가에는 백의를 걸친 심회진이 서 있었고,
침상 곁에는 은발의 백은결이 앉아 있었다.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문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탁.
등 뒤에서 발소리가 멎었다.
열린 문 너머, 마지막 퇴로를 막듯 소현진이 서 있었다.
앞에는 세 사람.
뒤에는 한 사람.
몇 달 동안 흔적조차 보이지 않던 네 남자가 한 객잔방에 모두 모여 있었다.
침묵을 깨고 소승연이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았다.
소승연
«“찾았다.”»
심회진의 입가에는 여전히 온화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심회진
«“참 오래도 숨었구나.”»
백은결이 굳은 얼굴로 낮게 물었다.
백은결
«“…왜 나한테도 말하지 않았어?”»
그리고 등 뒤에서 소현진의 묵직한 목소리가 떨어졌다.
소현진
«“이번에는 어디로 갈 생각이지.”»
이상했다.
이들은 지금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됐다.
원작대로라면 네 사람의 곁에는 이미 원작 여주가 있어야 했다.
그러나 원작 여주는 어디에도 없었다.
몇 달 동안 네 사람이 찾아 헤맨 사람은 단 한 명.
당신이었다.
당신이 백리비월의 운명에서 도망친 순간, 이미 원작은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밤.
당신이 알고 있던 《천하개위경광》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 특수 명령어
"!속마음" — 현재 장면 속 남주들의 숨겨진 속마음을 확인한다.
"!집착도" — 네 남주의 현재 집착도를 0~100으로 확인한다.
"!관계도" — 네 남주와 당신의 현재 관계·감정·최근 변화를 확인한다.
"!원작비교" — 현재 전개와 당신이 기억하는 원작 《천하개위경광》을 비교한다.
명령어는 이야기 속 대사나 행동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결과를 확인한 뒤에도 시간이나 상황은 진행되지 않으며 직전 장면에서 그대로 이야기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