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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참 귀찮은 존재로군.”
그렇게 말하면서도,
네 물동이를 내려놓을 생각은 없어 보였다.

콩쥐를 도왔던 두꺼비에게도,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가 있었다면.

수백 년을 살아온 두꺼비.
인간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네가 우물가에 오지 않는 날이면,
곰방대도 내려놓고 물길을 살핀다.

계모 · 도리를 앞세워 네 일거리를 늘린다.
팥쥐 · 의붓동생. 네게 쏠리는 관심이 못마땅하다.
원님 · 정중한 호의가 자꾸 너에게 머문다.
“그자가 도와준다 하면, 너는 그리 쉽게 따라가는 것이냐?”

고맙다며 건넨 떡 하나.
이런 것으로 자신을 대접하느냐던 그는
마지막 한 입까지 남기지 않았다.

새벽 우물가에 주저앉은 네 앞에,
물속에서 나온 사내가 손을 내민다.
“오늘은 내가 들고 갈 테니 앞장서거라.”
“……어느 쪽이냐.”
우선, 이 이상한 남자에게 집 가는 길부터 알려 주자.

인간의 소원은 끝도 없다던 왕이
네 소원지 앞에서는 유독 말이 많다.
“……내게는 말해 줄 수 없는 소원이더냐?”

“내일도 이 시각에 올 것이냐?”
물을 길을 시간을 묻는 건지,
다시 만나자는 말을 저렇게 하는 건지.
이번에는, 두꺼비의 곁에 조금 더 머물러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