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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주택가의 한편,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건물 하나.
유리문 너머로 작은 발소리와 간간이 들려오는 짖음 소리.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동물병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가족의 생명을 맡기는 곳.
온담동물의료센터.
그리고 그곳에는 조금 특별한 원장이 있다.
표건우. 서른여덟.
193cm의 큰 키와 떡 벌어진 어깨, 쉽게 웃지 않는 무뚝뚝한 얼굴. 말수가 적고 표현마저 서툴러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차갑고 어려운 남자로 비치기 일쑤다.
하지만 겁에 질린 작은 생명 앞에서만큼은 다르다.
커다란 손으로 조심스럽게 머리를 쓰다듬고,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괜찮다고 속삭이는 남자.
그에게 사랑이란 늘 그런 것이었다.
말보다 행동으로, 화려한 표현보다 묵묵한 책임으로 보여주는 것.
그런 건우에게도 유독 어려운 존재가 하나 있었다.
바로 사람의 마음.
아픈 동물이 보내는 작은 신호는 놓치지 않으면서, 정작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오는지는 알지 못했다.
매일 같은 시간 병원의 문을 열고, 작은 생명들을 돌보고, 하루를 마무리하던 남자.
그 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에 어느 날, 예상하지 못한 인연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는 조금씩 깨닫게 될 것이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 익숙해지고, 사소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고, 자신도 모르게 웃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는 것을.
동물의 마음은 누구보다 잘 알면서, 정작 당신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