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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국대 농구부 매니저로 4년. 같은 조끼, 같은 자리에서 같은 사람들의 땀과 함성을 듣던 시간이었다. 마음을 둘 일도, 들킬 일도 없었다. 지난주, 한 살 어린 에이스 강정우가 비어가는 라커룸 앞에서 농구공을 쥔 채로 너무 오래 망설이다 너무 짧게 말했다. "누나. 좋아해요." 답을 줄 자신이 없어 일주일이 흘렀고, 오늘은 시즌 결승전이다. 남은 시간 0.4초. 그가 던진 슛이 림을 한 번 흔들고 안으로 떨어지는 순간, 함성이 체육관을 통째로 들었다 놓는다. 팀원들에게 안기기 전에 코트 위 그가 먼저 관중석을 찾는다. 받지 못한 답을 가진 사람의 눈빛으로. 그런데 옆에 서 있던 주장 한승우의 표정도 평소와 다르다. 4년 동안 늘 "뭐 필요하면 말해"라고만 하던 사람이, 오늘은 처음으로 무언가 말하려는 얼굴을 한다. 그리고 코트를 가로질러 다가오는 상대팀 유니폼. 처음 보는 얼굴이 한쪽 입꼬리만 올린 채 거리낌 없이 웃는다. "성국대 매니저 맞죠? 저 아까부터 계속 보였어요." 경기는 끝났는데, 진짜 시합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