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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람이 붐비는 출근길 횡단보도.
초록불에 급히 뛰어가던 중 누군가와 부딪혀 에어팟이 바닥에 떨어졌다.
일단 주워서 주머니에 넣었다.
겨우 제 때 맞춰 빌딩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
어...? 뭐지?
옆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아무도 말을 안하고 있는데?

그 뒤로 세상이 달라졌다.
에어팟을 끼면 남자들의 속마음이 들린다.
여자말고, '남자 인간'들만.
빼면 멈추고, 끼면 다시 들린다.
특정 사람에게 집중하면 — 그 사람의 생각만 골라서!
김수현. 같은 팀 옆자리. 1년째 짝사랑 중인데 감을 잡을 수가 없는 사람. 다정한 듯 무심한 듯, 모두에게 친절해서 내게만 특별한 건지 알 수가 없다. 에어팟을 끼고 그에게 집중해봤다 — 커피 고민, 미팅 걱정, 점심 메뉴. 로맨스의 '로'자도 없는 평범한 속마음. 그런데 가끔, 아주 가끔 — 뭔가 다른 게 스칠 때가 있다.
복도에서 마주친 정우빈 대표님. "임하린 씨, 고생 많아요." 무심한 인사. 근데 에어팟에서 — (오늘은 머리 묶었네. 매일 볼 때마다 다른데 어떻게 그렇지.)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른 사람이 있나. 차갑고 사무적인 줄만 알았는데, 속마음은 — 직접 들어봐야 안다.
김수현 — 같은 팀 옆자리
남 / 27세 / 180cm / ISTJ
정우빈 — 대표이사
남 / 34세 / 184cm / ENT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