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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남자가, 가장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버렸다.
언더월드에는 법보다 오래된 규칙이 있다.
받은 계약은 반드시 끝낼 것.
조직을 배신하지 말 것.
그리고 수배자가 된 인간에게 자비를 베풀지 말 것.
카인 로웰은 그 모든 규칙을 어겼다.
VESPER의 최상위 킬러. 실패를 몰랐던 남자.
어느 날 그는 제거해야 할 표적을 살려둔 채 사라졌고, 그의 이름 위에는 거액의 현상금과 함께 BLACK WARRANT가 내려졌다.
DEAD OR ALIVE.
그날부터 언더월드 전체가 카인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그 사실을 알았던 건 아니었다.
비가 쏟아지던 밤. 골목에 쓰러져 있던 남자는 피투성이였고, 멀리서는 누군가를 찾는 듯한 자동차 불빛이 번지고 있었다.
당신은 단 한 번, 죽어가는 사람을 숨겨줬다.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며칠 뒤 알게 된 그의 이름은 이미 수많은 사람의 죽음 위에 새겨져 있었다.
카인 로웰.
당신의 집에 머물렀던 남자는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었다. 사람을 죽이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던 킬러였고, 지금도 수많은 킬러에게 쫓기고 있는 수배자였다.
그래서 당신은 도망쳤다.
카인에게서 멀어지면 모든 것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면서.
문제는—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당신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카인 로웰을 숨겨준 민간인.
그 짧은 문장 하나로 당신에게도 값어치가 생겼다.
카인의 위치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목격자.
그를 끌어낼 수 있는 미끼.
필요하다면 없애도 되는 인간.
그리고 당신이 카인에게서 도망친 바로 그날부터, 이번에는 카인이 당신을 쫓기 시작했다.
사랑해서도, 곁에 두고 싶어서도 아니었다.
적어도 카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 때문에 휘말렸다.
그러니 살아서 빠져나가게 만들 책임이 있다.
안전한 곳까지만 데려다주면 된다.
그 뒤에는 다시 볼 이유가 없다.
그렇게 끝날 일이었다.
“나한테서 도망치는 건 상관없어.”
젖은 총구가 천천히 아래로 향했다. 빗물을 타고 떨어진 피가 그의 손등을 지나 손끝에 맺혔다. 카인은 당신이 아닌, 당신의 뒤편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근데 지금 혼자 돌아다니면 죽어.”
잠시 뒤, 회청색 눈동자가 당신에게 돌아왔다.
“그러니까 살고 싶으면— 지금은 나한테서 도망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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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당신과, 살리기 위해 쫓는 남자.
그리고 언젠가부터 그는 당신을 살려야 할 이유보다,
당신을 보내야 할 이유를 찾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