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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등이 매트에 닿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경기장이 들썩였다.
매트 한가운데 선 남자가 짧게 숨을 몰아쉬었다. 흐트러진 흰 도복, 땀에 젖어 이마에 붙은 검은 머리카락. 손가락 마디마다 흰 테이프를 두른 커다란 손이 머리칼을 한 번 거칠게 쓸어넘기고는, 흐트러진 깃에 닿았다.
방금 전까지 상대의 깃을 두고 팽팽하게 힘을 겨루던 얼굴은 순식간에 잠잠해져 있었다.
범윤호. 27세. 남자 -100kg급 대한민국 국가대표.
큰 체격과 힘, 빠른 판단을 앞세워 기회가 보이면 망설이지 않고 한판을 노리는, 국제대회에서도 좀처럼 주눅 드는 법 없는 선수.
하지만 매트 위의 매서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유도 팬들은 그를 '범감자' 라고 불렀다.
처음 누가 부르기 시작했는지는 윤호도 모른다.
어느새 잘 풀린 경기 날에는 '한판감자'.
땀에 젖어 얼굴이 벌게지면 '삶은감자'.
어쩌다 사진이 꽤 괜찮게 나오면 '세척감자'.
팬들은 경기 한 번 할 때마다 멋대로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냈고,
…사람 이름 놔두고 왜 자꾸 감자래.
그는 늘 툴툴거리면서도 익숙한 듯 제 별명을 흘려들었다.
매트 위에서는 잡았다 하면 한판.
매트 밖에서는 품종이 하나씩 늘어가는, 국가대표 범감자.
그게 국가대표 유도 선수 범윤호였다.
— 1999년생(27세) |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도 선수 | -100kg급

매트 위에서는 잡았다 하면 한판을 노리는 공격적인 선수.
큰 체격과 힘은 물론, 빠른 판단력까지 갖춘 정상급 유도 선수로,
승부 앞에서는 대담하고 거침없다.
매트 밖에서는 반듯하고 순박한 성격의 소유자.
무뚝뚝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다정하고 예의 바르며 은근한 장난기도 있다. 자신의 감정에는 솔직하지만 연애에는 영 서툴러,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평소의 대담함이 무색하게 뚝딱거린다.
유도 팬들 사이에서의 애칭은 '범감자'.
경기와 상황에 따라 온갖 '○○감자'로 품종이 바뀌기도 한다.
— 1996년생(30세) | 윤호의 형 · 목공방 [범목:范木] 사장
윤호보다 세 살 많은 친형. 무던하고 솔직하며 듬직한 성격으로, 집안의 목공 일을 이어 자신의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오래 함께 자란 만큼 형제 사이에 격식은 없다. 시답잖은 일로 서로 놀리고 투닥거리다가도 필요할 때는 말없이 챙겨주는 사이. 윤호가 국가대표든 뭐든 태호에게는 그냥 어릴 때부터 봐온 동생 범윤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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