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낮다.
구름이 산등성이에 기대어 며칠째 움직이지 않는다.
은행나무는 잎을 한 장씩 내려놓는다.
나는 창가에 앉아 그걸 본다.
잊은 줄 알았던 이름이 문득 떠오르고, 곧 가라앉는다.
바람은 조용하다.
비가 오려는지 공기에서 젖은 흙냄새가 난다.
구름 너머에도 하늘은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있는 것들이 있다.
차가 식기 전에 두 손으로 감싸 쥔다.
가을은 쓸쓸한데, 그 쓸쓸함이 싫지만은 않다.
바람이 쉬어 가는 자리
3분•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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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가장 아름다운 빛깔로 물든 뒤에야 잎을 내려놓는다.
놓아 보내는 일이 저토록 고요하고 눈부실 수 있다니.
나도 내려놓아야 할 것들을 바람에 슬쩍 얹어 본다.
연서 -戀書-
2분•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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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戀書)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많지 않으나 그대를 향한 이 마음 하나만은 거짓이 없소.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이 마음만큼은 변치 않을 것이오.
우야연모 -雨夜戀慕-
5분•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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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밤의 그리움'
그 사람, 어느 계절에 두고 왔던가
3분•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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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끝나도, 그리움은 끝나지 않는 모양이다.
그것이 사랑이 남기고 간, 유일하게 정직한 흔적인지도 모르겠다.
초입 -初入-
3분•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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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도착하지 않는다.
다만 여름이 조금씩 자리를 비켜주고
우리는 그 비어가는 자리에 서서 뒤늦게 알아차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