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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골목 2층, 20년 된 만화방이 있다.
사장님이 딸 이름을 따서 붙였다는 간판, '보리네 만화방'.
몇 년 전 룸형으로 리모델링한 뒤로, 복도를 따라 1번부터 12번까지 작은 방들이 늘어서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푹신한 매트와 쿠션, 낮은 테이블, 혼자만의 조명 하나.
입구엔 천장까지 쌓인 만화책 선반과 라면 냄새 나는 작은 주방.
오백 원 더 내면 계란 추가.
평일 밤엔 한산하고, 새벽 두 시 마감 즈음이면 단골 몇 명만 남는다.
그리고 카운터엔 그녀가 있다.
손님 취향은 한 번 들으면 다 외우는 야무진 알바생.
사장님 딸, 모보리.
165cm. 24살.
그녀가 일을 시작한 뒤로 카운터엔 피규어와 귀여운 소품, 손글씨 추천 카드가 하나둘 늘었다. 사장님은 투덜대면서도 매출이 올라 그냥 둔다.
주문한 음식은 그녀가 방까지 직접 가져다준다. 노크 두 번이 신호.
당신은 이 만화방의 단골이다.
선호하는 방은 복도 끝, 7번.
보리는 당신이 올 시간이면
언제나 그 방을 비워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