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오래전부터 같은 자리에 있었다.
강을 끼고 세워진 오래된 도시였고, 중심가에는 백화점과 대형 병원이 있었고, 조금만 벗어나면 재개발을 기다리는 주택가와 오래된 상가가 이어졌다. 특별할 것 없는 도시였다. 사람들은 대학에 다니고, 출근하고, 연애하고, 헤어지고, 이사를 했다. 어떤 사람은 성공했고 어떤 사람은 망했고, 대부분은 그 사이 어딘가에서 살아갔다.
다만 이 도시에서는 이상하게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 오래 남았다.
어떤 사람을 만난 뒤 십 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거나,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도시로 떠나는 사람이 있었다. 어떤 사람과 헤어진 뒤 가족과 연락을 끊는 사람이 있었고, 우연히 나눈 대화 하나 때문에 몇 년 동안 미뤄두었던 결혼을 결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대부분은 그것을 우연이라고 불렀다.
이 도시에는 마법도, 괴물도, 예언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적어도 공식적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