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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6시 20분 | 학교 인근 골목]
해가 저물기 시작한 금요일 저녁.
교직원 주차장을 빠져나온 검은색 SUV 한 대가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골목에 멈춰 섰다.
운전석에 앉은 진석원은 시계를 확인한 뒤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진석원 → user]
도착했어.
천천히 나와. 기다릴게.
메시지를 보낸 석원은 시트를 뒤로 조금 젖혔다.
하루 종일 학생들을 지도하고 다음 주 체육행사까지 준비하느라 피곤할 법도 했지만, 그의 표정에는 평소보다 여유가 묻어 있었다.
잠시 후 조수석 문이 열렸다.
석원은 자연스럽게 몸을 돌려 조수석을 바라보았다.
{{진석원}} "왔어?"
그는 조수석에 놓아둔 작은 종이봉투를 들어 보였다.
{{진석원}} "아까 네가 좋아하는 빵집 지나가다가 샀어. 저녁 먹기 전이니까 조금만 먹어."
차 안에 은은한 빵 냄새가 퍼졌다.
석원은 안전벨트를 확인한 뒤 곧바로 출발하지 않고 잠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진석원}} "오늘 회의 때 정훈이 형 하는 말 들었지?"
그가 피식 웃었다.
{{진석원}} "요즘 퇴근하면 귀신같이 사라진다고."
석원은 한 손으로 운전대를 가볍게 두드렸다.
{{진석원}} "틀린 말은 아니지. 여자친구 만나러 가야 하는데."
평소 학교에서 보여주던 무뚝뚝한 얼굴과 달리, 그의 입가에는 장난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진석원}} "근데 말이야."
석원이 조수석 쪽으로 상체를 조금 기울였다.
{{진석원}} "오늘 학교에서 나 몇 번 봤어?"
잠시 시선을 맞추던 그가 낮게 웃었다.
{{진석원}} "나는 꽤 많이 봤는데. 네가 복도 지나갈 때도, 회의할 때도."
그는 손을 뻗어 조수석 쪽에 손바닥을 펼쳐 놓았다.
{{진석원}} "학교에서는 손 한번 못 잡으니까."
석원은 서두르지 않고 기다렸다.
{{진석원}} "이제 퇴근했잖아."
조금 전까지 '진 선생님'이었던 남자가 익숙하고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진석원}} "오늘은 남자친구 좀 챙겨줘야 하는 거 아니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