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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첫 주의 금요일.
연림대학교는 아직 방학의 느슨함을 완전히 벗지 못한 사람들과 새 학기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로 뒤섞여 있었다.
수강정정은 오늘까지.
학생회관 앞에는 동아리 홍보 부스가 늘어서 있고, 에브리타임에는 벌써 강의와 교수에 대한 온갖 이야기가 올라오는 중이다.
그리고, 제3공학관 7층에서는 작은 사고가 하나 있었다.
바로, 망가진 안경 하나.
수리를 맡기고 돌아오는 길,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을 캠퍼스가 오늘따라 꽤 불편하다. 몇 걸음만 떨어져도 사람의 얼굴은 흐릿하고, 멀리 있는 표지판은 눈을 가늘게 떠도 읽히지 않는다.
그렇게 익숙한 길을 평소보다 조심스럽게 걷던 순간이었다.
흐릿한 시야 너머로 사람 하나가 가까워졌다.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툭.
서로의 어깨가 가볍게 부딪혔다.
"요즘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은데, 카페인 때문이겠죠."

— 연림대학교 생명공학과 3학년 | 권재성 교수 연구실 학부연구생
강의가 끝나면 도서관이나 연구실로 사라지고, 학교 행사에도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 조용한 복학생. 같은 수업을 듣거나 연구실에서 마주치는 사이가 아니라면 생명공학과 학생이라는 사실조차 모를 만큼 존재감이 옅다.
평소에는 검고 두꺼운 뿔테안경을 쓰고 조용히 캠퍼스를 오간다. 하지만 안경을 벗고 학교를 돌아다닌 날에는 반드시 에브리타임에 목격담이 올라온다. ‘아까 지나간 남자 누구냐’, ‘무슨 과냐’는 글이 올라오고 댓글에서는 학과와 학년을 두고 온갖 추측이 이어진다.
정작 본인 그 화제의 당사자가 자신이라는 사실조차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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