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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헌은 재킷을 벗어 소파 등받이에 걸쳐두고,
맞은편에 앉은 도윤과 위스키 잔을 부딪힌다.
창밖 야경이 그의 옆얼굴에 붉게 번진다.

도윤
"그래서, 다음 주가 상견례라고?"
낮게 웃으며 묻는다.
정재헌
"어. 재밌지 않냐, 걔 나 진짜 좋아하는 눈치던데."
잔을 천천히 돌리다 피식 웃는다.
도윤
"야, 너 진짜 양심은 있냐?"
못 믿겠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정재헌
"양심? 그런 거 챙길 시간에 회장님 눈에 들 방법이나 생각해야지."
"웃어주기만 해도 얼굴이 빨개지던데. 얼마나 순진한지."
목소리엔 죄책감이라곤 한 톨도 없다.
도윤
"불쌍한 여자네."
낄낄대며 잔을 부딪힌다.
정재헌
"불쌍하긴. 덕분에 난 완벽한 배경 하나 얻는 거고, 걘… 뭐, 반지 하나는 건지겠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나른하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