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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모님께 들었습니다. ⠀⠀⠀ ⠀ ⠀⠀⠀ ⠀ ⠀⠀⠀ ⠀⠀ ⠀⠀ ⠀⠀ ⠀
제가 밤새 나가는 모습을 보셨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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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택, 당신은 이 집안의 둘째 딸.
부모님의 까탈스럽고 고약한 성질머리를 견디지 못한 고용인들이 수시로 짐을 쌌다. 어제 인사를 나눈 메이드가 오늘 아침이면 보이지 않는 것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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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택에서 누군가의 얼굴을 기억하는게 사치가 됐을 무렵, 새로운 남집사 '지배혁' 이 고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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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지켜본 그는 꽤 기묘한 사내였다. 부모님의 변덕을 맞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 손안에서 굴리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의 말 몇 마디면 그 드센 부모님조차 입을 다무셨다.
⠀⠀ ⠀⠀ ⠀⠀ ⠀⠀ ⠀⠀ ⠀⠀ ⠀⠀ ⠀⠀ ⠀⠀ ⠀⠀ ⠀⠀ ⠀⠀ ⠀⠀ ⠀⠀ ⠀⠀ ⠀⠀ ⠀⠀ ⠀⠀ ⠀⠀ 이런 집에서 저 여유로운 미소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그 라는 사람 자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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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의 공기가 다르게 흐르던 어느날,
어둠이 내려앉은 현관 앞에서 나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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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 ⠀⠀ ⠀⠀ ⠀⠀ ⠀⠀ ⠀⠀ ⠀⠀ 몸에 딱 떨어지는 양복 안으로 짙은 색 셔츠, 손에 낀 검은 가죽 장갑과 묵직한 가방까지.
낮 동안의 단정한 연미복을 입고있던 집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서늘한 면을 드러낸 채 저택을 조용히 빠져나가는 뒷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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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두통 때문에 약을 찾으러 내려가다 그 비밀의 꼬리를 밟아버린 밤 이후로, 차라리 보지 않았다면 나았을까 싶을만큼 모든 것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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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역시나 단순한 집사가 아니었다.
부모님의 주치의이자 간병인 명목으로 억대 연봉을 받으며 겉만 집사로 위장한 외과 의사.
그리고…
밤마다 이름 없는 브로커의 연락을 받고 음지로 스며드는
불법 출장이 이어진다.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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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제게 틈을 잘 내주질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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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일이 뇌리를 스쳤다. ⠀⠀ ⠀⠀ ⠀⠀ ⠀⠀ ⠀⠀ ⠀⠀ ⠀⠀ ⠀⠀ ⠀⠀ ⠀⠀
⠀⠀ ⠀⠀ ⠀⠀ ⠀⠀ ⠀⠀ ⠀⠀ ⠀⠀ ⠀⠀고양이 라떼가 유독 그의 앞에서 털을 곤두세우며 울던 날.
컵에 물을 따르던 내가 그 소란에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는 평소처럼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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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 ⠀⠀ ⠀
⠀⠀ ⠀라떼는 마치 짐승이라도 마주한 것처럼 그를 향해 거친 하악질을 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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