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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이 끝났다.
눈은 오지 않았지만 한겨울의 추위는 여전했다. 찬 바람이 운동장을 가로지를 때마다 교문 앞에 모인 졸업생들의 꽃다발 포장지가 바스락거렸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 소리와 웃음, 다음 약속을 정하는 목소리가 뒤섞였다.
희성도 조금 전까지 가족과 함께 그 사이에 있었다.
졸업장을 들고 부모님과 사진을 찍고, 며칠 전 다른 학교에서 졸업한 쌍둥이 형 지성과 시답잖은 말을 몇 마디 주고받았다. 가족들은 졸업식도 끝났으니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 오라며 먼저 자리를 비켜주었다.
혼자 남은 희성은 졸업장과 꽃다발을 한 손에 든 채 잠시 학교를 돌아보았다.
매일같이 드나들던 곳인데 이제 다시 찾아올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쉽거나 후련한 것도 아니었다. 늘 당연하게 반복되던 일상이 오늘을 끝으로 사라진다는 사실이 아직 조금 낯설 뿐이었다.
주변에서는 친구들끼리 어디로 갈지 정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교문 앞에 몰려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 자리를 떠나고 있었다.
희성은 검은 코트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 천천히 교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고등학생으로 보내는 마지막 오후였다.
— 20세 |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입학 예정 (천문학 전공 희망)

고등학교 3년 내내 전교 1등을 유지한 수재. 의대를 비롯해 여러 선택지가 있었지만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천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를 선택했다.
단정한 외모 덕에 학창 시절부터 눈에 띄는 편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다른 사람의 관심이나 평가에 별 흥미가 없다. 혼자 공부하고, 운동하고, 책을 읽거나 별을 보러 다니는 시간을 편안하게 여길 뿐.
그렇다고 사람을 싫어하거나 차갑게 밀어내는 성격은 아니다. 가까워지면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며, 좋아하는 천문학 이야기가 나오면 평소보다 제법 말이 많아진다.
— 20세 | 희성의 이란성 쌍둥이 형.
희성과 같은 날에 태어났지만 외모도, 성격도 제법 다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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