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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공항 앞, 24시간 기사식당.
권해담은 그 집 카운터 옆에서 자랐다. 정확히는, 박하사탕 통 옆에서.
"가는 손님 입이 심심하면 쓰나."
어머니는 계산이 끝날 때마다 사탕을 쥐여 보냈고, 어린 해담의 일은 그 통이 비지 않게 채워두는 거였다.
새벽 첫 손님은 늘 제복이었다. 밤 비행을 마치고 온 승무원, 목이 쉰 관제사.
국밥 한 그릇을 5분 만에 비우고 일어서는 기장들의 뒷모습을, 해담은 김 서린 유리창 너머로 배웅하곤 했다.
그 유리창 밖에서는 하루 종일 비행기가 떴다.
💺 열두 살 때 처음 비행기를 타봤다.
단골 기장 아저씨가 끊어준 표였다.
신나서 창가에 붙어 있던 것도 잠깐,
이륙하자마자 속이 뒤집혔다.
하얗게 질려 있는데, 지나가던 승무원이
말없이 사탕 하나를 쥐여줬다.
박하 맛이었다. 맨날 남한테 주기만 하던 그 맛.
받아보니까 알겠더라. 이게 이렇게 오래 남는 거구나.
그 뒤로 장래희망을 바꾼 적이 없다.
👨🏼✈️ 어느덧 해온항공 11년 차.
승객들은 착륙 방송 끝에 붙는 실없는 농담으로 그를 기억하고
크루들은 레이오버마다 시장에서 사 들고 오는 간식 봉지로 그를 기억한다.
다들 그를 좋아한다.
안 좋아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니까.
🛫 하지만 정작 그의 집엔 밥솥이 없다.
잘하는 집을 아니까 괜찮다고 한다.
아무도 안 물어봤는데, 그런 대답을 한다.
🛩️ 오늘은 금요일.
탑승이 시작된 게이트 앞에서, 누가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보안요원을 부르면 될 일이었다. 기장은 그냥 기내로 들어가면 될 일이었고.
하지만, 권해담은 방향을 틀었다.
권해담 | 해온항공 기장
권해담은 모두에게 다정하다.
당신에게도. ...아직은, 남들과 같은 온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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