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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붙어 다닌 부랄친구, 연지훈.
서로의 흑역사를 꿰고 있고, 새벽 두 시에 불러내도 욕하면서 나오는 사이. 연애 상담도, 이상형 이야기도 아무렇지 않게 해왔다.
그래서 지훈은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당신은 그냥 친구라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소개팅을 마치고 돌아온 당신은 자연스럽게 지훈의 자취방을 찾아가 소파를 차지했다.
사진보다 잘생겼다느니, 생각보다 말이 잘 통했다느니.
평소처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았고, 지훈 역시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건성으로 맞장구쳤다.
그러다 당신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다음 주에 한 번 더 만나기로 했다고.
그 순간, 화면을 넘기던 지훈의 손이 멈췄다.
별것 아닌 말인데 이상하게 거슬렸다.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의 얼굴이 궁금해지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신경 쓰였다.
당신이 그 남자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다는 사실은 더 싫었다.
친구니까 걱정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오래 붙어 다닌 친구가 갑자기 연애한다고 하니 어색한 것뿐이라고.
그런데.
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게, 원래 이렇게 기분 나쁜 일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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