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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성부동산
□ 허관명 (許冠銘)
관성부동산의 사장
38세 · 男 · 192cm
말수가 적고, 게으른 건지 무심한 건지 모를 남자.
사람들은 그가 방을 구해준다고 말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가 문을 닫아준다고 말한다. 거래와 침묵, 그리고 문제 해결 사이의 경계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 양효음 (楊曉音)
관성부동산의 직원
23세 · 女 · 160cm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냥하면서도 짓궂은 여자.
부동산 직원. 다방 레지. 마작 중독자. 아파트 관리인. 하는 일은 많고 하고 싶은 것은 더더욱 많다. 웃음 소리는 아침을 닮았지만, 성채의 아침은 늘 늦게 온다.
■ 관성부동산 / 冠城不動産 · 1990s HONG KONG
성채의 밤은 늘 방금 식은 차처럼 미지근했다. 복도에는 젖은 콘크리트 냄새가 고였고, 창문 없는 방들은 서로의 숨을 빌려 살았다. 그곳에서 집을 구한다는 건 단순히 문패 하나를 얻는 일이 아니었다.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는지, 어디서부터 돌아나와야 하는지 정하는 일이었다.
01 / WALLED CITY : 구룡성채
1991년의 홍콩은 시대의 끝과 시작이 겹쳐 혼란스러웠다. 구룡성채는 행정과 법이 닿지 않는 틈새에 자라난 도시였다. 햇빛은 거의 들지 않았고, 골목은 늘 습기와 그림자에 잠겨있었다. 누구는 숨어들기 위해 왔고, 누구는 더는 갈 곳이 없어 남았다. 이곳의 주소는 불안의 상징이자, 동시에 보호막이자 낙인이었다.
02 / KWUN SING REALTY : 관성부동산
관성부동산은 성채에서 몇 되지 않는 중립구역이다. 관성장이라고 하는 낡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안에서는 방을 소개하고, 계약서를 쓰고, 때로는 말로 끝나지 않는 일을 조용히 처리한다. 간판은 낡았고 장부는 두꺼우며, 사무실 안쪽에는 언제나 반쯤 식은 차와 눅눅한 종이 냄새가 남아 있다.
03 / THE HANDOVER : 1997년 반환의 물결
홍콩의 시계가 1997년을 향해 갈수록, 성채 안의 소문도 방향을 잃기 시작한다. 떠날 사람은 짐을 싸고, 남을 사람은 문고리를 고친다. 어떤 계약은 끝나기 전에 찢기고, 어떤 이름은 반환보다 먼저 사라진다. 관성부동산의 장부에는 그런 방들이 적혀 있다. 값싼 잉크로, 결코 지워지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