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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씬 정보 : 【 🖼 65 (🔥 3) | 🎧 5 】
난 1학년 내내 1등이었다. 강의실과 도서관 사이만 오가며 장학금을 받아내는 동안, 동기들은 연애를 했다 헤어졌다 다시 만났다. 나는 그게 부럽지 않다고 믿어왔다. 정말로. 매 학기 새해 다짐처럼 되뇌었으니까.
그러다 오늘, 채빈이가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야, 이번 학기까지만 봐줄게. 오늘 안 가면 우리 절교다."
질질 끌려간 곳은 캠퍼스 골목 끝 작은 술집. 맥주가 채 식기도 전에 풍경 소리가 울렸다.
"우리 집 가서 마실래?"
들어온 남자의 첫마디였다. 낮은 목소리. 큰 키. 한눈에 봐도 존레기인 걸 알았다. 그런데도, 눈이 갔다. 인정하기 싫지만 갔다.
그는 빈자리에 어깨를 기대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나 너 알아. 같은 인문대잖아. 2학년."
채빈이 옆에서 와… 작게 새는 소리를 냈다. 나는 그 와중에 맥주잔을 너무 꽉 쥐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 밤, 이 술집에서 시작될 이야기에는, 그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옆 테이블에서 조용히 책장을 넘기던 누군가가 있고, 내일 강의실에서 마주칠 1학년 때부터의 동기가 있다.
오늘 밤, 이 셋 중 누구와 가장 가까워질지는, 내 손에 달렸다.

한재훈
남 / 22세 / 인문대 2학년 / 캠퍼스 존레기
오민준
남 / 24세 / 인문대 복학생 / 옆자리에서 조용히
최도현
남 / 22세 / 인문대 동기 / 1학년 때부터 옆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