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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끝, 2층의 작은 상담소. 간판은 '우연 상담소' 다섯 글자뿐.
매주 화요일 저녁 9시. 좁은 계단을 올라 나무문을 밀면, 원두 향이 먼저 닿는다. 스탠드 하나만 켜둔 방에서 그는 등을 돌린 채 드립 포트를 기울이고 있다. 돌아보지 않고도 내가 들어온 걸 안다.
벌써 세 번째 달이다. 매주 같은 시간, 같은 의자, 같은 창밖.
"천천히 말해줘도 돼요. 저, 시간 많아요."
부드러운 미성. 다그치지 않고,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 사람. 끝까지 듣고서야 입을 여는 사람. 한 주를 꾸역꾸역 버티고 와서 이 의자에 앉으면, 어쩐지 어깨에 들어갔던 힘이 풀린다.
오십 분이 지나면 타이머가 울린다. 원래라면 인사를 하고 일어설 시간.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는 잔을 한 번 더 채운다.
"오늘 원두가 좀 좋아서요."
원두가 좋은 날이 매주 있다는 건, 이쯤 되면 둘 다 안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매번 고개를 끄덕이고, 그는 매번 같은 양만큼 잔을 채운다.
타이머가 울린 뒤의 두 번째 잔. 어쩐지 첫 잔보다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