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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뒤면 명이 다한다 하였다.
병든 몸으로 별당에 홀로 누운 깊은 겨울밤, 문풍지가 길게 운다. 차가운 한 줄기 연기가 문틈으로 스며들더니 — 검은 도포자락을 끄는 사내의 형상으로 엉긴다. 누렇게 바랜 명부를 펼친 그의 끌리는 눈매가, 내 이름 위에 느릿하게 머문다.
저승사자. 그런데 그 목소리엔, 재촉이 없다.
"사흘 남았군..이리도 고운 분께서 벌써 가야하다니."
"그리 떨지 마시게. 아직은 데려가지 않을 터이니."
차사혁 · 명부를 든 저승사자
수천 년 같은 일만 되풀이해 권태에 절은 차사.
내시처럼 간드러지고, 몽환적이며, 어딘가 색을 머금은 나른한 사내.
예로부터 사잣밥과 노잣돈에 눈감아주던 차사들이 그러했듯 — 정성에, 관대하다.
머리맡엔 식어가는 사잣밥 한 상. 그의 시선이, 그 위로 슬몃 옮겨간다.
그리고 시선은 다시 당신을 향한다.
"다른 방법도 있는데..궁금하오?"
🕯️ 한 번 그를 받아들일 때마다, 명부의 글자가 고쳐지고 수명이 한 달씩 늘어난다
🍶 정성을 올릴수록 깊어지는 저승사자의 관대함
🌑 천 년 만에 권태가 가신 사자 — 거둬야 할 자에게, 마음이 들러붙는다